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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에서 반려로, 반려 다음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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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nion
댓글 0건 조회 45회 작성일 25-04-0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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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에서 반려로, 반려 다음 우리는 애완에서 반려로, 반려 다음 우리는 함께 사는 존재를 무어라 부르게 될까요. 우리는 모두 ‘임시적’ 존재입니다. 나 아닌 존재를, 존재가 존재를 보듬는 순간들을 모았습니다.2011년 봄이었나, ‘같은 자리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개’ 이야기를 TV에서 봤다. 10년 넘게 아파트 경비초소 앞에서, 지나다니는 주민들을 끊임없이 살피는 모습이었다. 동네 주민 말로는 누군가 이사 가며 그 개를 버렸다고 했다. 그걸 보며 왈칵 눈물을 쏟았고, 10초만 ‘개의 언어’를 구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이렇게. “네 주인은 떠났어. 이젠 그만 기다렸으면 좋겠어.”기다리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리는 일이라고, 황지우 시인은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서 이리 썼다.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더 그럴 거였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그 시를 읽을 때마다 이 문장은 과속방지턱을 만난 듯 매번 더디게 넘어갔다.2019년 한 회사 창고에 목줄과 방울을 한 채 버려진 개가 사람들이 준 간식을 먹고 있다. ©남형도 제공2019년, 어느 회사 창고에 버려진 개 ‘호두’도 그랬을 거였다. 목줄과 방울을 한 채였다. 동네 주민이 가끔 돌봐주어 살았고 부르는 이름도 당시엔 제각각이었다. 누군가는 밥을 주며 방울이라 했고, 다른 이는 간식을 주며 “털보야”라고 쓰다듬었다. 그래도 매일 주인을 기다렸을 거였다. 그 무엇도, 오래 들어온 이름은 아니었을 테니까.그 회사 직원인 은지씨는 개가 애달파 돌봐주기 시작했다. 그냥 보자마자 귀여운 주름과 털색을 보며 ‘너는 호두야!’라고 생각했단다. 출근하면 맛난 간식을 챙겨주고 밤새 더러워진 물도 갈아주었다. 꾸준한 보살핌에 호두도 맘을 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은지씨 얘기가 이랬다.“회사에 출근하는 시간을 귀신같이 알고, 강아지가 버스 정류장에 마중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버스 기사님도 강아지가 어쩜 저렇게 기다리느냐고 기특해했다. 기다리는 일이 부질없는 걸로만 알았던 호두도, 비로소 기다리면 누군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그게 반가움이 될 수도 있다고. 슬픔과 실망만 배운 작은 가슴에 봄처럼 기쁨이 싹텄을 거다.은지씨는 호두와 정이 들었다. 시름도 함께 깊어졌다. 날씨를애완에서 반려로, 반려 다음 우리는 함께 사는 존재를 무어라 부르게 될까요. 우리는 모두 ‘임시적’ 존재입니다. 나 아닌 존재를, 존재가 존재를 보듬는 순간들을 모았습니다.2011년 봄이었나, ‘같은 자리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개’ 이야기를 TV에서 봤다. 10년 넘게 아파트 경비초소 앞에서, 지나다니는 주민들을 끊임없이 살피는 모습이었다. 동네 주민 말로는 누군가 이사 가며 그 개를 버렸다고 했다. 그걸 보며 왈칵 눈물을 쏟았고, 10초만 ‘개의 언어’를 구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이렇게. “네 주인은 떠났어. 이젠 그만 기다렸으면 좋겠어.”기다리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리는 일이라고, 황지우 시인은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서 이리 썼다.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더 그럴 거였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그 시를 읽을 때마다 이 문장은 과속방지턱을 만난 듯 매번 더디게 넘어갔다.2019년 한 회사 창고에 목줄과 방울을 한 채 버려진 개가 사람들이 준 간식을 먹고 있다. ©남형도 제공2019년, 어느 회사 창고에 버려진 개 ‘호두’도 그랬을 거였다. 목줄과 방울을 한 채였다. 동네 주민이 가끔 돌봐주어 살았고 부르는 이름도 당시엔 제각각이었다. 누군가는 밥을 주며 방울이라 했고, 다른 이는 간식을 주며 “털보야”라고 쓰다듬었다. 그래도 매일 주인을 기다렸을 거였다. 그 무엇도, 오래 들어온 이름은 아니었을 테니까.그 회사 직원인 은지씨는 개가 애달파 돌봐주기 시작했다. 그냥 보자마자 귀여운 주름과 털색을 보며 ‘너는 호두야!’라고 생각했단다. 출근하면 맛난 간식을 챙겨주고 밤새 더러워진 물도 갈아주었다. 꾸준한 보살핌에 호두도 맘을 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은지씨 얘기가 이랬다.“회사에 출근하는 시간을 귀신같이 알고, 강아지가 버스 정류장에 마중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버스 기사님도 강아지가 어쩜 저렇게 기다리느냐고 기특해했다. 기다리는 일이 부질없는 걸로만 알았던 호두도, 비로소 기다리면 누군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그게 반가움이 될 수도 있다고. 슬픔과 실망만 배운 작은 가슴에 봄처럼 기쁨이 싹텄을 거다.은지씨는 호두와 정이 들었다. 시름도 함께 깊어졌다. 날씨를 자주 보기 시작했다. 태풍이 오네, 장마는 어쩌나, 폭설이 오면 또 어떡하나. 그럴 때마다 집에 데려 가서 함께 주말을 보냈다가, 애완에서 반려로, 반려 다음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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